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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법? 먼저 이 숫자 4개부터 보자

ROE PER EV EBITDA PBR로 저평가 주식을 찾는 기업가치 평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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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5만원이면 비싼 주식이고, 5천원이면 싼 주식일까?
전혀 아니다.

5천원짜리 주식이 실제 가치보다 비쌀 수도 있고, 10만원짜리 주식이 오히려 싸게 거래되고 있을 수도 있다.
마트에서 사과 한 봉지를 살 때도 몇 개가 들었는지, 크기는 어떤지 보고 가격을 비교한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주가라는 가격표만 보지 말고 그 회사가 실제로 얼마나 벌고, 가진 것이 얼마나 되고,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면 ROE, EPS, PER, EV/EBITDA, PBR이라는 알파벳부터 부담스럽다.
하지만 뜻을 알고 나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오늘은 가상의 회사  •에비뉴전자• 를 하나 만들어 네 가지 숫자를 아주 쉽게 살펴본다.



+ ROE — 내 돈 100원으로 얼마를 벌었을까?

ROE는 자기자본이익률이다.

어렵게 들리지만 질문 하나로 바꾸면 된다.
“주주가 맡긴 돈으로 회사가 장사를 얼마나 잘했나?”

에비뉴전자의 자기자본이 100억원이고 1년 동안 순이익을 15억원 벌었다고 해보자.

ROE는 15%다.
100원을 가지고 장사해서 15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옆에 있는 B회사는 똑같이 100억원을 가지고 있는데 5억원밖에 벌지 못했다면 ROE는 5%.
둘만 비교한다면 누가 돈을 더 잘 굴렸는지는 꽤 분명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ROE가 꾸준히 높은 기업은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회사로 본다. 한국거래소도 종목별 주요 투자지표로 ROE를 제공한다.

하지만 올해 한 번 30%라고 바로 좋은 회사는 아니다.
부채가 갑자기 많아져 자기자본이 작아졌거나 일회성 이익이 생겨 ROE가 높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최소 몇 년의 흐름을 같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


+ EPS와 PER — 이 주식, 버는 돈에 비해 비싼가?

여기서는 두 숫자를 함께 보면 쉽다.

EPS는 ‘주식 한 장이 얼마를 벌었나’

에비뉴전자가 1년 동안 10억원을 벌었고 발행된 주식이 100만 주라고 해보자.
그러면 주식 한 주당 1,000원을 번 셈이다.
이게 EPS, 주당순이익이다.
EPS가 1,000원이라는 건 내가 가진 주식 한 주가 회사 이익 1,000원을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PER은 ‘그 이익의 몇 배 가격에 사고 있나’

그런데 에비뉴전자 주가가 현재 8,000원이라면?
주가 8,000원을 EPS 1,000원으로 나누면 PER 8배다.
쉽게 말해 현재 이익이 계속된다고 단순 가정했을 때, 회사가 1년에 버는 돈의 8배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조건이 비슷한 같은 업종 회사가 PER 20배인데 에비뉴전자가 8배라면?
“어? 에비뉴전자가 상대적으로 싸게 거래되는 이유가 있나?” 하고 들여다볼 만하다.
한국거래소 공시자료에서도 PER을 주가가 EPS의 몇 배인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가치 지표로 설명한다.

다만 PE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회사의 성장이 멈췄거나 앞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사람들이 주식을 싸게 팔고 있을 수도 있다.
싼 주식과 싸질 만한 이유가 있는 주식은 다르다.

이 차이를 찾는 게 투자다.


+ EV/EBITDA — 회사를 통째로 사면 몇 년 만에 본전을 찾을까?

이름부터 가장 무섭다.
EV/EBITDA.
하지만 이것도 가게 하나를 산다고 생각하면 쉽다.

어떤 카페를 통째로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10억원이고, 빚까지 고려한 실제 인수가격이 12억원이라고 해보자.
이 카페가 본업으로 1년에 약 2억원의 현금을 벌어들이는 힘이 있다면,
12억원 ÷ 2억원 = 6배.
EV/EBITDA가 약 6배라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기서 EV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다고 봤을 때의 기업가치,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 등을 반영하기 전 회사 본업의 이익창출력을 보는 숫자다. 


한국 래소 공시에서도 EV는 시가총액에 순차입금 등을 더해 계산하고, EBITDA는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업종에서 EV/EBITDA가 상대적으로 낮다면 기업가치 대비 돈을 버는 힘이 괜찮다고 볼 여지가 있다.
특히 공장이나 설비가 많이 필요한 제조업, 통신, 산업재처럼 감가상각비가 큰 업종을 비교할 때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이것도 업종이 다르면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
반도체 회사와 인터넷 플랫폼 회사를 같은 잣대로 줄 세우는 건 사과와 스마트폰 가격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


+ PBR — 회사가 가진 재산보다 주가가 싼가?

PBR은 주가순자산비율이다.

이번엔 회사를 하나의 가게라고 생각해보자.
가게의 건물, 현금, 장비 등에서 빚을 빼고 남는 순재산이 주식 한 주당 1만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시장에서 이 주식이 8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면 PBR은 0.8배다.
장부상 순자산 1만원짜리를 시장에서는 8천원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PBR이 1배 아래인 종목을 보면 흔히 “자산가치보다 싸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과 비교하는 대표적인 상대가치 지표다. 특히 자산의 의미가 큰 금융회사나 제조업 등을 볼 때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오래된 공장이나 수익을 못 내는 자산이 장부에는 큰 가치로 잡혀 있을 수도 있다.
PBR 0.5배라고 해서 “반값 세일”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를 좋지 않게 보고 있기 때문에 싼 것일 수도 있다.


네 숫자를 한꺼번에 보면 회사의 얼굴이 보인다


이제 에비뉴전자를 한 번에 보자.

ROE 15%
→ 주주 돈을 비교적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다.

EPS 1,000원 / PER 8배
→ 현재 주가가 이익의 8배 수준이다.

EV/EBITDA 5배
→ 기업 전체 가치와 본업의 이익창출력을 비교했을 때 동종업계보다 낮은 편이라고 가정해보자.

PBR 0.8배
→ 순자산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저평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만하다.
그런데 바로 매수 버튼을 누르면 안 된다.

왜 싸지?

앞으로 매출은 늘어날까?
부채는 너무 많지 않을까?
몇 년째 이익이 줄고 있는 건 아닐까?
업종 전체가 쇠퇴하는 중은 아닐까?

이 질문까지 확인해야 비로소 숫자가 의미를 갖는다.

한국거래소도 PER·PBR·ROE 등의 투자지표를 투자 참고자료로 제공하면서, 업종과 시점 등에 따라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음을 명시한다. 상대가치 평가 역시 절대적인 기업가치를 알려주는 방법은 아니다.



주린이라면 이것만 기억하자

  • ROE는 “돈을 얼마나 잘 굴리나?”
  • EPS와 PER은 “얼마나 벌고, 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비싼가?”
  • EV/EBITDA는 “회사를 통째로 봤을 때 돈 버는 힘에 비해 비싼가?”
  • PBR은 “회사가 가진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비싼가?”


네 숫자 모두 낮거나 높다고 자동으로 좋은 종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업을 싼 가격에 사는 것과, 나쁜 기업이 싸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저평가 종목을 찾는 첫 단계는 숫자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보고 좋은 질문을 시작하는 것이다.


주가 그래프부터 보는 습관 대신 ROE, PER, EV/EBITDA, PBR 네 칸부터 확인해보자.
주린이라면 그것만으로도 기업을 보는 눈이 꽤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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